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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이요? 대학생 대외활동이 더욱 값진 경험이었어요 - 해외봉사 후기#2

 

 

올해 2월 중순, 약 4일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렸던 ISU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를 계기로 저는 우리나라 봉사자로서 약 9일간 대만에서 체류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몇 년간 국내에서 개최된 국제 행사 경험도 많았고, 해외 국제행사에 공무상 혹은 비즈니스 통역으로 참여해본 적도 있지만, 해외 봉사자로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일본에서는 6명이 선발되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단 두 명의 봉사자가 선발되어 자부심도 컸고, 그만큼 한국을 대표하는 격이 되었기에 부담감도 컸습니다.

 

 

제가 일하게 된 곳은 미디어 팀이었습니다. 그곳에서 선수들의 인터뷰 및 기자회견 통역, 대회 공식 SNS 계정 운영 및 번역, 대회 관련 한국 언론 기사 번역 등의 업무를 도맡았는데요. 많은 업무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일은 선수들을 인터뷰하는 일이었습니다. 원래의 업무는 통역이었지만, 대회 내에서 우리말과 통역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사람은 저뿐이었기에 우리나라 선수들과 북한 선수들의 인터뷰를 도맡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직접 선수들을 인터뷰한다는 것은 제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였습니다. 통역을 위해 조사한 자료 외에 추가정보가 더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에 밤을 새우면서 선수들의 프로필을 뒤적거리며 예상질문을 작성해보고, 취재 연습도 하는 등 최선을 다해서 준비했습니다. 실제로 경기 직후 인터뷰를 하면서 선수들의 매 순간의 생각과 감정 등을 꼼꼼히 기록하며 이들의 경기 준비과정이나 현황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모두 저보다 어린나이의 선수들이었지만 프로답게 매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 능력을 발휘하고, 그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실망하지 않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4일의 대회 기간 대한민국과 북한, 한반도의 모든 선수를 직접 인터뷰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흔하게 얻는 기회가 아니었기에 내내 감사한 마음을 가졌습니다. 비록 업무 강도가 높고, 다른 팀에 비해 근무 시간이 길어 다른 봉사자들처럼 개인적인 여유는 가질 수 없었지만, 누구보다 많은 것을 얻었다는 생각에 뿌듯했습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봉사자들은 대회 기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만 대여섯 번은 한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에 딱딱한 형식의 답변과 경직된 자세를 보이곤 했으나, 인터뷰가 거듭될수록 답도 자연스러워지고 당당한 모습을 비쳤던 자신을 돌이켜 보면 차츰 성장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이렇게 나는 공교롭게도 인터뷰어(interviewer) 그리고 인터뷰이(interviewee)로써의 경험을 할 수 있었고, 미디어 분야의 업무를 체험하면서 언론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외신에서 일해 보는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면서 진로 탐색도 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미디어 팀 외에도 경기장 운영팀과 등록팀, 티켓팅팀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봉사자가 맡은 일을 수행했습니다. 이렇게 수많은 봉사자의 노력이 있었기에 대회를 성황리에 마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봉사자는 다국적 선수가 참가하는 대회에서의 소통의 매개체였으며, 대회 운영의 모든 일정을 가능케 했던 숨은 주역들이었습니다.

 

한 현지 신문기사에는 우리가 '이번 대회의 이름 없는 영웅'이라고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대만에 있었던 기간에 좋은 사람들을 만났던 건 또 다른 행운이었습니다. 그들과 교류하면서 일본과 우리는 매우 가깝고  비슷한 점이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고, 대만 친구들의 환대로 우리들의 교류는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4대륙 피겨선수권 대회, 그리고 대만에서의 해외봉사 경험은 자신을 되돌아볼 기회이자, 세상을 보는 시각을 더욱 넓혀준 계기가 되었습니다. 지난 대만에서의 9일은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